
요즘 블로깅도 뜸했고 나온지는 꽤 오래된 애니지만 13만원짜리 BD 세트를 구입하고나니, 웬지 감상평을 올려야된다는 압박감에
일단 TV판으로는 12편까지 봤고 그 뒤 웹 상영은 무시... 라기보다 언제 나올지도 모르는 애니를 꼬박 꼬박 찾아보는 귀찮은 짓은 안하기 때문에... 라지만 개인적으로는 12편의 엔딩이 엄청나게 좋았기 때문에(엔딩곡마저 이 장면에 맞췄다는 느낌) 그 뒤는 나오든 말든 신경을 안썼다는 게 정답. 그랜드 피날레라는 느낌? 마음 한켠으로는 "츠바사 캣인데 히타기가 주인공인가 뭥미?"라는 태클이 계속 떠올랐지만 그걸 커버 할 수 있을 만큼 좋은 엔딩이었음.
BD감상평이니 BD에 대해서 좀 써야 될것 같은데... 제품은 정말 잘 나온것 같음. 퀄리티도 그렇고 구성도 일본 BD 한정판과 동일한 구성. 히로인별로 패키지 구성한 것도 좋았고... 단지, 애초에 이작품의 작화 퀄리티가(특히 CG로 대충 떡칠된 배경이라던지 엑스트라는 한명도 안나온다던지)그닥 BD의 화질을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므로 "BD라서 좋았다"라는 생각은 별로 안들었음.(BD이므로 거실의 48인치 TV로 감상해도 깍두기가 안보이는건 좋았지만...) 두배의 가격을 주고 BD를 사야하는가에 있어서는 약간 회의적. 하지만
일단 돈주고 사는 마당에 완전판인 BD한정판을 산다는 마음으로 구입.
본편감상으로 들어가보면 딱히 BD판에서 달라진 점은 나데코 에피소드에서 거의 사운드 노벨을 방불케 했던 작화가 많이 개선 되었다는것. 나데코만 오프닝이 두가지 버젼이라는 점. 나데코 에피소드에서부터 엔딩이 히로인 전용버젼으로 만들어 졌다는점(이렇게 쓰고보니 나데코를 위한 BD화 같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13~15화까지의 에피소드 추가라고 볼 수 있겠음. 그리고 중요한! 오디오 코멘터리(한글자막). 원작자인 니시오 이신이 직접썼다는데, 작중 등장하는 캐릭터 두명이 쉴 틈 없이 떠드는 엄청난 분량.(어이, 이거 원작 분량을 능가 하는거 아닙니까? 니시오 이신선생?) 캐릭터들간의 만담이 대부분이지만,
"간혹" 장면에대한 궁금증을 해소해
"줄 때도" 있으므로 필견. 특히 15편의 츠바사-아라라기의 코멘터리는 필견!
오디오 코멘터리까지 무려 16시간 정도를 연속 시청하고나니 머릿속이 하얗게 탈색되었지만(중간에 나오는, "1시간30분동안 본편을 시청하고, 또 다시 한시간 반동안 코멘터리를 보려는 한가한 당신"이라는 히타기의 독설엔 뒤집어 질 수 밖에...), 며칠전 항간의 화제인 근친물을 멋모르고 보는 바람에(초반 근친물이 아닌것 같은 포장에 낚였음-그나마 소설은 사지 않은게 다행-) 쌓인 정신적 데미지를 치유하기에는 오히려 좋았음.
참고로 15편의 오디오 코멘터리의 자막이 2초쯤 밀려서 자막을 끄고 보다 못 알아 듣는 대사 나올때마 다시켜는 귀찮은 짓을 해야 된다는것. 본편이라면 그냥 보겠지만 쉴세없이 떠드는 코멘터리에서는 자막이 밀리니 시각과 청각의 불일치로 멀미 유발.(리콜 해주려나...)
각설하고 여기서 부터 스포일 주의
12편까지 봤을 때는 주인공이 히타기를 변화시키는 스토리 같지만, 15편까지 보고나니 오히려 히타기덕분에 주인공이 변화하는 스토리 였다.는게 이 작품의 포인트. 이런 패턴으로 제일 먼저 떠오르는 작품은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물론 사쿠라 안티도 많고 에피소드3를 싫어하는 사람도 많지만, 주인공이 처음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고, 그로인해 변화하게 된다는 것이 애초에 원작자가 의도한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일 듯. 페스나의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바케모노의 주인공 아라라기 또한 구세주 컴플렉스를 가진 인물. 스루가 몽키에서 확실히 드러나듯, 스스로를 희생해 "적"조차 구하려고 하는 모습은 페스나의 주인공과 곂친다. 단지 아라라기는 평소의 태도가 약간 쿨하므로 겉으로 확연히 드러나지 않는 것일 뿐. 15화의 그 장면에서, 자신이 죽으면 히타기가 슬퍼할 것이라서가 아니라, 히타기가 츠바사를 살해 할까봐 라는 이유이긴 했지만, 히타기와 만나지 않았으면 죽음을 택했을 주인공이므로 나름 발전한 모습.(그보다 히타기가 스루가 몽키에서 그렇게 말했다고 해서 진짜로 믿은 주인공은...) 주인공이나 히로인 어느 한 쪽이 일방적인 우위에서 다른 사람을 구원하는 것이 아닌, 서로가 서로를 구원하는 이야기여서 더욱 좋았음
특히 히타기의 경우 독점욕이 강한 성격임에도, 아라라기의 "구세주 컴플렉스"때문에 그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도 믿고 기다려주는 장면은 정말 좋음. >_< 히타기로서는 아라라기를 좋아하게 된 이유가, 그가 히타기를 구해줘서가 아니라
히타기가 아니었어도 구해주었을 것이라는 사실때문이므로 여러모로 복잡한 심정일 듯.(혼자 교실에 남아 묵묵히 아라라기를 기다리는 히타기의 모습으로 잘 표현되었음+_+) 이것은 구세주 컴플렉스를 가진 주인공이랑 사귀는 히로인이 공통적으로 갖는 아이러니 인데, 페스나의 사쿠라도 자신이 동경했던 주인공의 "정의의 사도"로서의 아이덴티티가 자신을 사랑함으로써 붕괴되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줌.
구세주 컴플렉스를 가진 주인공이 나오는 작품으로는 페스나 이외에, 판도라 하츠, XXX Holic 등이 있는데 모든 작품 공통적으로 구세주 컴플렉스는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의 변형에 불과 하다는 것. 드래곤 라자에서도 나오지만 인간은 개별자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존재하므로, 스스로 희생한다는 것의 이면에는 다른 사람 안에 있는 자신 역시 희생시킨다는 사실. 애초에 여기 주인공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희박한(천애고아-페스나, 친구없음-바케모노, 타임워프-판도라, 천애고아-XXX Holic)사람들이라 그런 선택을 할 가능성이 충분하지만, 결국에는 작품내에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관계에 의해 컴플렉스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그렸다고 볼 수 있음.
결론: 금전에 쪼들리지 않고, 원작을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구매해도 돈 아깝지는 않을 듯(애초에 우리나라에 발매된 애니 DVD/BD중 사상 최고 스펙이라고 생각-일본 판이랑 동일구성이니...)